친구가 죽었잖아, 눈물 안 나오니?

"친구가 죽었잖아, 눈물 안 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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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기사를 보면서 실제로 아이들이 어떻데 느끼던지 원하는 장면, 상황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장면을 억지로라도 얻으려는 일부 기자의 행실에 어이없어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었는데, 제가 어릴때는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셔서 외할아버지께서 어린 저를 거의 저를 도맏아 키워주셨죠. 그때도 전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운 기억이 없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나서야 할아버지와 지냈던 추억이 떠올라서 울음이 나왔지요.

제가 좀 무감정한 경우일 수 도 있고, 전 아직 겪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친한 친구의 죽음이 가족의 죽음과 어떤 다른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아주 가까운 친구가 아닌 그냥 같은학교 학생, 같은반 친구라는 느낌의 친구라면 오히려 장례식 내내 펑펑우는게 좀 이상하게 생각될것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원하는 사진을 얻기위해 저런짓을 한다는건 못된짓이라는 말밖에 할말이 안떠오르더군요.



그런데 기사 중간쯤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일찍 철이 든 6학년 아이들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우리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지만, 대개는신나게 놀다가 '혜진이·예슬이' 얘기를 꺼내면 갑자기 우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쳤다. "기자들은 우는 어린이를 좋아한다"고깔깔거리기도 했다.

"기자들은 우는 어린이를 좋아한다" 라고 아이들이 말했다는데 전 이부분에서 섬쩍지근한 느낌까지 받을정도로 놀랐습니다. 저 말을 한 아이가 정확히 어떤 생각이나 기분으로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가 보기에 저 말은 기사에서 보여진 기자들의 모습, 다시 말해 필요에 의해서 원하는 상황이나 말을 얻어내려고 하는 모습을 아주 압축적이고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줬기 때문입니다.

매스컴은 '사실'을 대중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생각하기에 이 상황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친구의 죽음에 슬퍼하며 울고있는 모습' 을 얻을 수 없으니 만들어서라도 그것을 얻겠다는 태도는 매스컴에게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아이가 한 말은 좋지 않은 태도나 생각을 가진 몇몇 기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일침이라도고 할 수 있을듯 합니다.

by Eugene | 2008/03/21 15:39 | 단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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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3/21 15:55
저는 그럼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겠군요... OTL
[아 진짜인가?]
Commented by 현실히즈 at 2008/03/21 19:52
씁쓸한 말이네요..
Commented by 半分の月 at 2008/03/22 00:07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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